알려지지 않은 숨은 한국산 SF 명작
장준환 감독의 데뷔작이자 신하균, 백윤식, 황정민 주연의 2003년 개봉작 <지구를 지켜라>는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려는 병구의 눈물겨운 사투를 그린 SF 블랙코미디 영화다. 흥행 성적은 저조했지만 작품성만큼은 인정받아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먼저 대종상영화제에서는 신인감독상 및 촬영상, 조명상, 편집상, 음악상 부문 후보에 올라 4관왕을 차지했고 청룡영화상에서는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미술상, 기술상, 영상기술상, 인기스타상 수상으로 9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또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는 최다관객상, 심사위원특별상, 각색상, 남자신인상, 여자신인상, 시나리오상, 기획상, 특별공로상, 시각효과상, 음향기술상, 음향상, 의상상, 분장상, 여우조연상, 단편영화상, 독립영화상, 공로상수상으로 무려 17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쯤 되면 가히 역대급 기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론 좋은 평가만 받은 건 아니었다. 개연성 부족이라든가 난해한 연출 방식 등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얻은 비결은 뭘까? 아마도 기존 상업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신선한 소재와 독특한 캐릭터 그리고 탄탄한 구성 덕분이 아닐까 싶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병구'의 사투
장준환 감독의 2003년작 <지구를 지켜라>는 신하균, 백윤식 주연의 SF 블랙코미디 영화다.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려는 병구의 고군분투를 그린 작품인데 개봉 당시 흥행 성적은 저조했지만 마니아층 사이에서는 명작으로 손꼽힌다. 우선 소재 자체가 신선했고 반전 결말 덕분에 여운이 길게 남았기 때문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안드로메다 왕자를 납치하여 지구를 정복하려는 강사장(백윤식) 일당에게서 유제화학 사장 강만식(백윤식)을 구해낸 병구(신하균)는 경찰청장 유력 후보이자 국회의원인 강만식의 사위가 된다. 그리고 곧이어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한다. 이제 남은 건 사랑하는 여인 순이(황정민)뿐이었는데 그녀에게는 약혼자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구는 포기하지 않고 순이를 향한 마음을 키워나간다. 이때까지만 해도 해피엔딩을 예상했건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 갑자기 나타난 개떼로부터 위협받는 순간 누군가 나타나 도와준다. 놀랍게도 그는 그토록 찾아 헤매던 안드로메다 왕자였다. 둘은 서로 한눈에 반하지만 이내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붙잡혀 고문을 당한다. 가까스로 탈출한 병구는 복수를 다짐하며 홀로 외로이 사투를 벌인다. 마침내 결전의 날이 다가왔고 치열한 혈투 끝에 승리를 거머쥔다. 그러자 이번엔 또 다른 적수가 나타난다. 그것은 바로 강사장이었다.
황당한 소재로 명작을 만들어내다.
장준환 감독의 2003년 작품이자 신하균, 백윤식 주연의 SF 블랙코미디 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개봉 당시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마니아층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데 아마도 독특한 소재와 연출 방식 덕분이지 싶다. 우선 외계인이라는 다소 황당한 소재를 차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자칫하면 유치해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시나리오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 그리고 기막힌 반전 요소가 잘 버무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부순 신선한 연출 기법도 눈길을 끌었다. 가령 병구(신하균)가 강사장(백윤식)으로부터 고문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신체 훼손 대신 심리 묘사에 초점을 맞춰 표현했는데 그로 인해 잔인하다는 느낌보다는 안쓰럽고 불쌍하다는 감정이 먼저 들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결말인데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인해 충격과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다. 어쩌면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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