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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The Attorney)

by noolook 2023.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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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의 배경이 된 '부림사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변호인>은 故 노무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981년 부산 지역에서 일어난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용공조작사건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 후 각종 언론매체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연일 화제를 모았다.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걸까? 먼저 배경지식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1980년대 초 군사정권 하에서는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었다. 이때 대학생 박종철 군이 고문 끝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국민들은 분노했고 시위 규모는 점점 커졌다. 그러자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해 무력 진압에 나섰다. 이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됐고 사회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되었다. 그리고 이듬해 1월 공안 당국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독서모임 회원 22명을 체포했다. 이른바 부림사건인데 재판 과정에서 불법 구금과 가혹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다행히 법원은 전원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정권의 압박 탓에 수사 검사 및 판사 모두 옷을 벗어야 했다. 훗날 문재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부림사건 변론을 맡으면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 그것이 나의 운명을 바꿨다."

잘 나가는 세무 변호사 우석, 인권 변호사로 거듭나다.

1980년대 초 부산 지역에서 일어난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세무 전문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이 단골 국밥집 아들 진우(임시완)의 변호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고졸 출신이라는 이유로 판사 임용에 탈락한 후 돈 잘 버는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우석은 부동산 등기 대행 업무로 승승장구하던 중 우연히 시국 사건에 휘말린 대학생 진우를 만나게 된다. 진우는 이른바 부림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1981년 제5공화국 정권 초기 부산 지역에서 벌어진 사상 최대의 용공 조작 사건이자 공안 사건인 부림사건은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 및 교사, 회사원 등 22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어 고문당한 사건이다. 이때 국밥집 아들 진우(임시완 분)가 경찰에 연행되고 재판 과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자 우석(송강호 분)이 변론을 맡게 된다. 변론을 맡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던 우석이었다. 가족들의 소리 없는 반대도 있었고 자신이 여태까지 이루어놓은 커리어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석은 결국 변론을 맡기로 결정을 하였고 이 결정은 세무 변호사 우석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우석은 당시 한국사회 인권 유린의 상황에 눈을 뜨게 되었고 진우를 구하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정치영화로만 볼 수 없는 휴먼 드라마

개봉하자마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변호인>을 뒤늦게 관람했다. 워낙 입소문이 자자했기에 진작부터 보고 싶었지만 왠지 망설여졌다. 정치색이 강한 영화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상영관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일부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심지어 욕설을 내뱉는 사람도 있었다. 순간 고민이 됐다. 이대로 돌아갈까 아니면 끝까지 볼까. 잠시 망설이다가 마음을 굳게 먹고 입장했다. 그리고 마침내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쯤엔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내가 본 <변호인>은 결코 정치영화가 아니었다. 그저 인간 노무현이라는 한 남자의 일대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였다. 물론 송강호 씨의 명연기는 두말할 필요 없이 훌륭했고 곽도원 씨의 악역 연기는 소름 끼칠 정도로 실감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여전히 감동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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