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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후드(Boyhood 2014년작)

by noolook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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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의 촬영 끝에 세상에 선보인 실험적 작품

‘보이후드’라는 영화 제목을 들어본 적 있는가? 만약 생소하다면 아마도 주인공 소년의 성장 과정을 12년 동안 촬영했다는 제작 방식 덕분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미국식 독립영화이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를 수도 있다. 물론 나 역시도 몰랐지만 우연히 접하게 된 유튜브 영상 하나 덕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바로 “12년 동안 같은 배우 캐스팅해서 찍은 영화”라는 썸네일이었다. 호기심에 클릭했고 이내 나는 완전히 매료되었다. 정말 충격적일 정도로 신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바로 해당 영화를 찾아보았다. 결과는 대만족이었고 앞으로도 종종 찾아볼 계획이다. 혹시라도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마음에 들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이토록 매력적이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궁금하다면 주저 말고 스크롤을 내려보자.

신체의 변화만큼 성숙해지는 한 아이의 성장 스토리

우선 줄거리부터 소개하자면 이렇다. 여섯 살짜리 꼬마 메이슨 주니어(엘라 콜트레인)는 이혼한 부모님 밑에서 누나 사만다(로렐라이 링클레이터)와 함께 살고 있다. 아빠와는 주말에만 만날 수 있는데 엄마는 늘 일하느라 바쁘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누나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둘은 주로 집 근처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야구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때로는 친구네 집에 놀러 가기도 하고 캠핑장에 가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갑자기 불행이 닥친다. 아버지가 재혼을 하게 되면서 새엄마 올리비아(패트리샤 아케이트)와 그녀의 아들 리처드(에단 호크)가 이사를 오게 된 것이다. 가뜩이나 사이가 좋지 않았던 남매는 서로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학교에선 왕따 신세가 되고 말았다. 다행히 좋은 친구들을 만나 그럭저럭 잘 적응해나가긴 했지만 여전히 외롭고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대학생이 된 메이슨은 이제 막 성인이 된 여자친구 사만다와 데이트를 즐긴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저 평범하고 순탄한 인생 같았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랬다. 하나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급기야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메이는 홀로 남겨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토록 사랑했던 연인과도 이별해야 했다. 더 이상 예전의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혼자서도 꿋꿋이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마침내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실험적 촬영 방식이 신선한 감동을 선사해 주다

2014년 개봉한 영화 <보이후드>는 무려 12년 동안 촬영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섯 살 소년 메이슨 주니어가 대학생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성장영화인데 러닝타임이 무려 165분에 달한다. 보통 일반적인 영화라면 1년 정도면 충분했을 텐데 무슨 이유로 이렇게 오랜 시간 공들여 찍었을까? 제작진은 6살 꼬마아이가 18살이 될 때까지 매년 15분 분량의 영상을 찍어왔다. 그리고 그것들을 편집하여 하나의 영화로 탄생시켰다. 덕분에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또 등장인물 모두 동일한 배우이기 때문에 아역배우의 성장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무척 신선했고 감동적이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압축시켜놓은 듯한 느낌이랄까? 아무튼 여운이 길게 남는 수작임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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