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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We Need to Talk About Kevin)

by noolook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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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램지 감독의 뛰어난 연출을 확인하다

평소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영화 한 편이 있다. 바로 린 램지 감독의 2011년 개봉작 ‘케빈에 대하여’라는 영화다. 제목만 보고 단순한 공포영화라고 생각해서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었는데 우연히 보게 된 예고편 영상 속 여주인공 에바 역 틸다 스윈튼의 연기력에 매료되어 그날 밤 바로 영화를 결제하여 감상하였다. 그리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왜 이제야 봤을까 싶을 정도로 훌륭한 연출과 스토리라인 덕분에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다. 다소 무거운 소재일 수도 있지만 뛰어난 연출력 덕분에 몰입감 있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 에바 역을 맡은 틸다 스윈튼의 연기도 굉장히 인상적이니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은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줄거리 및 결말 스포 없이 간략한 느낌만을 남겨본다. 

싱글맘을 힘들게 하는 사고뭉치 아들

먼저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한때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었지만 지금은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에바(틸다 스윈튼)에게는 하나뿐인 아들 케빈(에즈라 밀러)이 있다. 그녀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보살핀다. 하루는 학교에서 돌아온 케빈이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옷가지며 소지품을 마구잡이로 집어던지더니 급기야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것이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케빈을 다그쳐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차갑기 그지없다. 심지어 자해 소동까지 벌이는데.. 그날 밤,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 에바는 몰래 케빈의 방에 들어가 보는데 놀랍게도 그곳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충격받은 에바는 경찰에 신고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케빈은 계속해서 엇나가기만 하고 점점 더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닫는다. 

육아는 결국 소통이고 소통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본 영화 <케빈에 대하여>는 모성애라는 주제를 다룬 작품이다. 엄마 에바에게는 사랑스러운 아들 케빈이 있다. 그녀는 자유분방한 성격 탓에 남편 프랭클린과는 이혼했고 현재 혼자 살고 있다. 그리고 갓 태어난 아기 케빈을 입양했는데 이때부터 비극이 시작된다. 어린 케빈은 유독 엄마에게만 적대적이었고 심지어 아빠에게도 반항심을 드러냈다. 급기야 학교에서는 친구들을 괴롭히거나 선생님께 대드는 일이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바는 끝까지 케빈을 포기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다가가려 노력했고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냉담한 반응뿐이었다. 끝내 둘 사이엔 깊은 골이 생겼고 관계는 점점 악화되어 갔다. 그러는 사이 케빈은 청소년이 되었고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에 이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건 바로 부모의 양육 방식 차이였다. 애초에 에바는 육아에 서툴렀고 그로 인해 케빈은 애정 결핍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로 인해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졌고 나중에는 충동 조절 능력마저 상실하게 된 것이다. 만약 에바가 좀 더 일찍 케빈의 마음을 헤아렸더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그토록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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