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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똥파리(Breathless)

by noolook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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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독립영화가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다.

양익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2009년 개봉한 독립영화계의 명작 <똥파리>는 가정폭력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인정받으며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무려 16개 부문 수상 및 노미네이트라는 쾌거를 이뤘다. 먼저 연출을 맡은 양익준 감독은 주연배우 겸 감독으로서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열린 제11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에서는 올해의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그리고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타이거 상을 비롯해 라스팔마스 국제영화제 남녀주연상, 도빌 아시아 영화제 대상,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청년비평가상 등 해외 주요 영화제에서만 9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외에도 대종상 최우수작품상,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신인연기상 등 국내 영화제에서도 6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렇게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만큼 평단의 반응도 뜨거웠다. 우선 평론가 이동진은 "양익준 감독의 첫 번째 걸작"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씨네 21 김혜리 기자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정면으로 응시하되 결코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는 힘 있는 드라마"라고 평가했으며, 허지웅 작가는 "올해 본 영화 중 단연코 가장 좋은 영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용역 깡패 '상훈'의 쓸쓸하고 어두운 삶을 그린 영화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리뷰를 시작해 보겠다. 먼저 등장인물 소개부터 하겠다. 상훈은 용역 깡패 출신으로 현재는 반지하방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로 줄곧 술에 취해 사는 아버지 밑에서 온갖 설움을 받으며 자랐다. 불우한 환경 탓에 성격이 거칠고 포악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남자다. 연희는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남동생 영재와 단둘이 살아가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생업 전선에 뛰어든 그녀는 식당 일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 그리고 틈틈이 동생 뒷바라지를 해준다.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속은 한없이 여린 여자다. 마지막으로 영재는 누나와는 달리 반듯한 모범생이다.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통하지만 실상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사고 치기 일쑤다. 이렇게 세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시비가 붙은 상훈과 영재는 상대방 일행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다. 그로 인해 상훈은 한쪽 눈을 실명하고 얼굴엔 지울 수 없는 흉터가 남는다. 그날 이후 상훈은 죄책감에 시달리며 괴로워한다. 급기야 자살 기도까지 하게 되는데 다행히 목숨은 건진다. 이때부터 둘 사이에 묘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마침내 결심 끝에 상훈은 연희에게 고백하게 된다.

상처투성이 인간 군상들의 애환을 가감 없이 보여주다.

양익준 감독의 독립영화 <똥파리>는 2009년 개봉 당시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휩쓸며 화제를 모았다. 나 역시 입소문을 듣고 뒤늦게 보게 되었는데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제목 그대로 등장인물 모두가 하나같이 파리떼처럼 구질구질하고 지저분하지만 왠지 모르게 정이 갔다. 아마도 그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상처투성이 인간 군상들의 애환을 가감 없이 보여줬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그러한 아픔을 치유하려는 가족애가 감동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일부 장면에서는 다소 불편하기도 했다. 욕설과 폭력이 난무했고 그로 인해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물론 거친 세상살이를 표현하기엔 이만한 단어가 없겠지만 과유불급이랄까. 보는 내내 불편했고 거북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건 주연배우이자 감독인 양익준의 신들린 연기 덕분이었다. 실감 나는 생활 연기며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낸 연기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전체적으로는 매우 잘 만든 수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아직 보지 않았다면 한 번쯤 볼만한 작품이니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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