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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미도(Silmido)

by noolook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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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벌어진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

1971년 8월 23일 북한 특수부대원 31명이 서울로 침투했다가 자폭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실미도 사건'이다. 정부는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요청을 묵살했고 심지어 부대원들을 모두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684부대 소속 군인들은 기간병 18명을 살해하고 인천 앞바다 무의도에 상륙하여 버스를 탈취하였다. 그리고 청와대로 향하던 중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했다. 작전 종료 후 살아남은 4명의 대원들은 사형 선고를 받고 처형당했다. 이렇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가 바로 <실미도>다. 개봉 당시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2003년 제41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및 감독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러닝타임 135분 동안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신과 가슴 아픈 사연 덕분에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신파극 느낌이 강해져서 살짝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못 본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기에 줄거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의 목표는 오직 하나, 평양에 가는 것

1968년 창설된 북파 공작원 부대 684부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실미도>는 개봉하자마자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천만 관객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역대 흥행 순위 1위에 올랐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는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무려 8개 부문을 휩쓸며 최고의 화제작임을 입증했다.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얻은 걸까? 먼저 배경 설명부터 해야겠다. 1970년대 초 박정희 정권은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 및 청와대 습격 미수 사건 등 연이은 도발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러자 정부는 대북 보복 작전을 계획했고 특수부대를 창설하기에 이른다. 일명 '684부대'인데 이름 그대로 훈련병 기간 포함 4년 동안 지옥훈련을 받은 뒤 김일성 암살 임무를 수행한다는 목표 아래 만들어졌다. 이렇게 탄생한 31명의 대원들은 인천 앞바다 무의도에 위치한 실미도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심지어 구타와 가혹 행위는 기본이고 온갖 고문 기술까지 동원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전원 무사히 수료했는데 마침내 첫 번째 실전 투입 명령이 떨어졌다. 목적지는 평양 주석궁. 드디어 복수의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하나 기쁨도 잠시, 출동 직전 상부로부터 취소 명령이 내려왔고 모든 희망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분노한 대원들은 버스를 탈취해 청와대로 향했으나 수류탄 자폭으로 최후를 맞이한다.

분단 상황의 희생양이 된 684부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실미도>를 뒤늦게 감상했다. 개봉한 지 벌써 18년이나 지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여전히 흥미진진했고 감동적이었다. 우선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1968년 창설된 684부 대원 31명이 북파 공작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인데 심지어 국가로부터 버림받고 죽음을 맞이했다는 대목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만약 내가 저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상상조차 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했을 것 같다. 물론 조국을 위해 목숨 바쳐 싸운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만큼은 진심으로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정부 차원에서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비극적인 결말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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