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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수는요. 말이 너무 많아요." - 영화 <올드보이>

by noolook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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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거장의 반열에 오르다.

2003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가 제57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2004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감독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엔 대한민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었다. 이렇게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작품이지만 정작 흥행 성적은 저조했다. 최종 스코어 약 300만 명 정도였는데 손익분기점 60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덕분에 제작비 대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참고로 원작 만화 『올드보이』는 일본에서만 1억 부 이상 팔릴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할리우드 진출작 <설국열차> 시리즈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데뷔 초만 해도 박 감독은 충무로의 이단아 취급을 받았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광고회사에 취직했으나 이내 그만두고 영화계에 입문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심지어 첫 연출작이자 출세작인 <달은 해가 꾸는 꿈>은 무려 16분짜리 단편이었는데 심의 반려로 인해 극장 상영조차 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내놓은 장편 데뷔작 <3인조>는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MF 외환위기까지 터지면서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어야 했다. 다행히 2000년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 조감독으로 참여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는데 이때 맺은 인연이 훗날 <공동경비구역 JSA> 탄생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아무튼 숱한 고난과 역경을 딛고 마침내 거장의 반열에 오른 그의 행보가 무척이나 존경스럽다.

세치 혀를 놀린 죄, 그 죗값을 톡톡히 치르다.

2003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는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이듬해엔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이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다. 원작과는 달리 15년 동안 감금당한 남자주인공 대신 복수심에 불타는 여자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덕분에 기존 팬들로부터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줄거리를 시작해 보겠다. 우선 전체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평범한 샐러리맨 오대수(최민식)는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던 중 누군가에게 납치당한다. 영문도 모른 채 낯선 장소에 갇힌 그는 그곳에서 군만두만 먹으며 무려 15년이라는 세월을 보낸다. 마침내 풀려난 그는 자신을 가둔 범인을 찾아 나선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정체불명의 사내 우진(유지태)은 대수에게 충격적인 진실을 털어놓는다. 그것은 바로 자기가 사랑하던 미도(강혜정)가 실은 친딸이었다는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분노한 대수는 우진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놀라운 연출 기법으로 작품의 품격을 올리다.

2003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는 지금까지도 회자될 만큼 명작으로 손꼽힌다. 나 역시 몇 번이고 돌려볼 정도로 감명 깊게 본 작품이다. 우선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15년간 영문도 모른 채 감금당한 남자 오대수(최민식)가 복수를 결심하고 탈출한다는 스토리는 흥미진진했고 반전 요소도 훌륭했다. 그리고 유지태, 강혜정, 김병옥, 윤진서 등 출연 배우들의 명연기도 감탄스러웠다. 특히 악역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진 김병옥 씨의 연기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실감 나는 연기 덕분에 보는 내내 소름이 돋았다. 마지막으로 연출 기법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장면 전환 시 슬로 모션을 활용한다거나 카메라 앵글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역동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결말부인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열린 결말이라는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굳이 저렇게 끝냈어야 했나 싶었다. 차라리 원작 만화에서처럼 비극적 결말로 마무리했다면 여운이 더 남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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