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스타일 서부극의 시작을 알리다.
2008년 최고의 화제작이자 흥행작인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제44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6관왕을 차지했다. 최우수작품상 외에도 촬영상, 조명상, 편집상, 기획상, 음악상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어 열린 제32회 청룡영화상에서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미술상, 기술상 4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렇게 각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비결은 뭘까? 우선 탄탄한 시나리오 덕분이다. 1930년대 만주 벌판을 배경으로 세 명의 남자가 보물지도를 놓고 벌이는 추격전을 그린 액션 활극인데 박진감 넘치는 연출과 캐릭터 간의 갈등 구조가 잘 어우러져 보는 재미를 더했다. 또 이병헌, 송강호, 정우성 등 충무로 톱스타들의 명품 연기가 빛을 발했고 정우성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해외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것도 주효했다. 물론 아쉬움도 남는다. 개봉 초기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일부 장면에선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락물로서 손색없는 수작임엔 틀림없다.
세 얼간이의 얽히고설킨 추격전
1930년대 만주 벌판에서는 마적단 세 명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때 정체불명의 지도 한 장을 둘러싸고 서로 차지하려는 쟁탈전이 벌어진다. 먼저 보물지도를 발견한 자는 조선인 출신 열차털이범 윤태구(송강호)였다. 그리고 곧이어 일본인 간부 박창이(이병헌)가 나타나 태구를 협박하여 지도를 빼앗는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조선 최고의 주먹 도원수(정우성)가 등장하는데 창이로부터 지도를 빼앗아간 후 부하들을 이끌고 사라진다. 이렇게 각자 목적을 달성한 세 사람은 이제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한다. 우선 태구는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 경성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일본군으로부터 독립군 자금을 전달받아 무사히 탈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창이는 돈가방을 들고 기차역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던 동료 철두(류승수)와 함께 도망친다. 뒤늦게 도착한 도원수는 둘을 뒤쫓아 가지만 놓치고 만다. 대신 우연히 마주친 소녀 명희(김윤진)를 구해준다. 그녀는 한때 친일파 아버지 덕분에 잘 나갔던 기생이었지만 지금은 몰락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개 넘치는 성격만큼은 여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셋은 마침내 만나게 되고 최후의 결전을 준비한다.
웨스턴 무비를 제대로 구현해 내다.
2008년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작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1930년대 만주 벌판을 배경으로 세 명의 남자가 보물 지도를 둘러싸고 벌이는 추격전을 그린 액션 영화다.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라는 초호화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일단 출연진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개봉하자마자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그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나 역시 극장에서 관람했는데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을 만큼 재미있게 봤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우선 눈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광활한 만주 벌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펙터클한 장면들은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또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활약상은 시종일관 흥미진진했고 짜릿한 쾌감마저 선사했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개연성이 떨어지고 결말부의 허무맹랑한 반전은 다소 아쉬웠다. 물론 단점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킬링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또한 서부극 스타일의 웨스턴 무비를 제대로 구현해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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